2020.12.14. 공연장안전지원센터 김동균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이 사건이 우리에게 이렇게 오랫동안 그리고 심각하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코로나19는 공연을 비롯한 문화예술 활동을 크게 위축시켜 공연과 관계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 백신이 개발되었지만 아직 언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공연장 안전을 담당하여 일하는 사람으로서 공연장에서 일하시는 여러분들과 이야기 해 보면, 코로나19 사태에서 공연장 운영에 가장 큰 애로사항은 첫째, “공연장을 열고 운영을 해도 되는지 아니면 공연장을 닫고 운영을 중지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기준이 무엇인가?”이고, 둘째는 공연장 운영을 계속 한다면 “어떻게 방역관리를 하여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가?”입니다.
첫 번째 이슈인 공연장 운영 여부에 대한 기준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공연장 운영 중단 기준에 애매하여 혼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각 단계별 시설 운영 지침이 마련되어 정리된 상태입니다.
두 번째 이슈인 공연장 방역관리 방안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공통된 방역기준과 객석 띄어 앉기 등 기본적인 방역관리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방역관리 방안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공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역관리 방안과 관련하여 미국 Event Safety Alliance의 “COVID-19 팬데믹 상황의 스태프와 기획자를 위한 예술 이벤트 재개장 국제 가이드”, 영국극장기술인협회(ABTT, Association of British Theatre Technicians)의 COVID-19 Guidance Note 101~106, 독일의 RESTART-19 결과보고서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연장 방역에 대한 자료가 나오고 있고,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도 공연장의 감염병 대응 표준 매뉴얼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준 매뉴얼이 개발되더라도 그 내용을 그대로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은 공연예술의 창조성 그리고 공연장 운영 환경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표준 매뉴얼을 공연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험성 평가”라는 도구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험성 평가”란 (1)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2) 파악된 위험요소의 위험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3) 위험정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시행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위험성 평가”는 위험관리를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도구로 공연의 원활한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위험요소에 대해 현장의 상황을 분석하는 “위험성 평가”와 안전관리의 기본 방향을 안내하는 표준 매뉴얼이 조화롭게 활용될 때 실효성 있는 공연장 안전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는 공연장과 공연 안전에 대한 매뉴얼 개발 및 보완과 함께 “위험성 평가”가 공연예술계에 보급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