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환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안전관리팀 부장
대한민국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명성답게 공연 안전 문화 확립에 선도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올해 국내 미디어 엔터 업계 최초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을 차지한 CJ ENM이 널리 박수받는 비결이다. 이처럼 눈부신 성과는 고경환 안전관리팀 부장이 축적해 온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체계적인 적용에서 비롯했다.
CJ ENM은 영화와 드라마, 공연, 애니메이션, 음악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명성을 드높여 왔습니다. 더 나아가 지난 2022년 엔터테인먼트 부문 안전관리팀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신설하며 공연 안전이란 가치 구현에 앞장섰죠.
아울러 저는 2014년 9월 입사해 현재 안전관리팀장이자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자로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노사협의체가 심의·의결한 직무를 비롯한 정기 안전보건교육, 작업환경 점검과 개선, 근로자 건강검진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에 따라 안전보건관리 구축과 이행 역시 담당 중입니다.
또한,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요. 공연장엔 많은 관객이 모이는 만큼 중대 산업재해뿐 아니라 중대시민재해 역시 발생할 가능성이 공존하기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매사 철저히 대비하고자 합니다.
제가 입사한 2014년엔 우리나라 안전 관련 법과 제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한 대형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같은 해 4월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10월엔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사고로 무려 관객 16명이 사망했죠.
이러한 사례는 공연 안전이란 가치를 재차 인식하고, 현장 관리와 점검이 더욱 철저히 이뤄지도록 촉구하는 발단을 제공했습니다. 당시 처음 안전관리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제가 서울 광진구 악스홀(현.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사흘간 열린 방탄소년단 첫 단독 콘서트에 파견 나가 공연장 안전 중심으로 심혈을 기울인 배경입니다.
최초가 있다면, 최근이 있겠지요. 공연 현장에서 활동한 지 어느새 10년에 이르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공연은 바로 가수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IM HERO) 콘서트입니다. 주로 50~70대 시니어 팬층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는데요.
서울 콘서트를 개최한 고척 스카이돔은 사실 스포츠 시설이어서 2~3층 경사로가 상당히 가파릅니다. 즉 연령대가 다소 높은 팬 특성상 낙상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여건이었어요. 궁극적으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전문 공연장 설립 확대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퇴장 시 경호팀에서 앞 열부터 순서대로 천천히 이동해달라고 당부하자 다들 질서정연하게 따라주시더라고요. 이론상 군중 관리가 만만치 않다지만, 국내 관객의 선진적인 안전 의식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CJ ENM에선 케이콘(KCON), 마마(MAMA) 등 국내외 대형 공연을 연간 50회 이상 성공적으로 치러 온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핵심은 바로 락 페스티벌입니다. 관객 7~8만 명이 운집하는 데다 대형 무대 세 곳을 운영해야 할 정도로 열렬한 호응이 몰리기 마련이거든요.
다만 2015년 7월 개최한 안산 M밸리 락페스티벌은 앞서 밝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다소 조심스러웠습니다. 따라서 안산시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철두철미하게 사전 준비했고, CJ 그룹 안전경영실과 합동으로 안전 점검을 진행했답니다.
물론 가장 염두에 둔 대상은 다름 아닌 관객입니다. 축제 특성상 음주가 가능하고 흥에 겨운 돌발 행동이 나타나기 쉬워서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었지요. 특히 순차적으로 앉았다가 일어나며 환호하는 일명 ‘파도타기’ 행위를 하다가 다중밀집사고가 생길 수 있기에 스탠딩 존은 직접 인원수 체크해 가면서 출입 제한했습니다. 또, 자칫 뛰면서 벗겨지거나 걸려 넘어지는 슬리퍼 착용을 금지했어요. 결과적으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적용한 덕분에 페스티벌은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국내 공연 안전은 눈에 띄는 발전이 이뤄진 셈입니다. 와이지(YG), 제이와이피(JYP), 하이브(HYBE), 에스엠(SM) 등 국내 주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에선 안전 조직을 구성하고, 각 사 특성에 적합한 안전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로 안전에 관한 정보교환과 지속적인 업무 벤치마킹, 협업 등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공연자 안전교육이 있어 무심코 지나치거나 잘 몰라서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엔 공연 현장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철수할 때 안전모, 안전화 등 각종 장비 착용을 일상화하는 추세예요.
그러나 안심할 순 없습니다. 공연 안전은 언제나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어야 합니다. 아울러 지금보다 더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다방면으로 최적의 여건을 갖춘 CJ ENM 역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협업해서 더 개선하거나 보완할 측면에 대해 면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각 무대의 VR 촬영을 요청하고 리스크 관리에 있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항은 없는지 확인하면서 더 깊이 있게 배운 듯해요.
크리스마스, 새해 등으로 공연이 몰리는 연말연시엔 더욱 분주할 예정인데요. 그럴수록 안전사고에 주의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현장에선 무대 설치와 해체 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기에 무작정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하게 작업할 계획이에요.
먼저 설명했듯, CJ ENM 내 안전관리팀은 대표 직속 조직으로 안전을 가장 중시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활발한 예산 편성과 인원 충원 등으로 용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러한 CEO 안전경영 마인드가 임직원에게 전해져 공고한 안전 중심 체계를 형성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맥락으로 저 또한 안전 의식을 현장에 널리 전파하고 적용해 나가야죠.
지난 2022년 10월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와 올해 9월 일어난 하남 무대설치 중 붕괴사고로 인해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 관계기관에선 공연 안전, 특히 군중 관리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요. 정부 차원에선 공연 전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재해대처계획서 관련 항목을 실질적인 현장 위험 요소와 대조해 개선·보완한다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계속해서 강조한 무대 설치와 해체에 관한 리스크 관리는 곧 안전 문화 확립과 직결한다고 할 수 있죠. 나아가 현재와 같은 관객 중심 안전 규정이 전체 공연 종사자를 보호하는 범위까지 확장하길 희망합니다.
공연장은 안전 자격 보유자로 구성한 시설안전팀을 조직하고, 안전 규정에 따라 원활한 무대 운영이 이뤄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또, 현장에서 작업하는 공연 종사자가 반드시 안전 장비를 갖추도록 교육하고, 미착용 시 사고 방지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아울러 저는 CJ ENM의 공연 안전 확립이 공연장안전지원센터의 뜻깊은 조언과 더불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업계 내 기업뿐 아니라 많은 공연장, 더욱이나 객석 수 300석 미만 소규모 공연장은 센터가 수행하는 법정 안전진단, 안전 컨설팅, 안전시설과 용품 등의 지원이 소중해요. 입장에 따라 사업 제반 서류 작성이나 신청 과정이 복잡하다는 의견은 있지만, 친절히 안내해 주는 데다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처리 가능하거든요.(웃음) 이처럼 공연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 넣는 센터에 적절한 권한이 주어질 때 눈부신 시너지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으리라 전망해 봅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 나름대로 품은 큰 뜻이 있었는데 바로 안전과 예능의 결합입니다.(웃음) 예능 프로그램은 대중이 흥미를 느끼는 재미나 감동이 필수인데 과연 안전이라는 다소 진지한 요소와 결합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긴 했죠. 그런데 지난 2019년 6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지원 아래 비지상파 채널 동 시간대 1위인 <뇌섹시대 – 문제적남자>를 안전 특별방송으로 제작해 선보였더니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23년 11월엔 국내 미디어 엔터 업계 최초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ISO 45001 인증을 받으며 선도적인 안전보건 체계 구축에 나섰죠.
앞으로 저는 CJ ENM이 더욱 건강하고 발전적인 공연 안전 문화 확립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ISO 45001를 공연 안전 프로세스에 접목해 업그레이드하고자 합니다. 먼저 올해 공연법 제11조(재해예방조치)에서 지정한 바와 별개로, 자체 현장 스태프 안전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 음향, 조명, 무대, 공연 대행 등 주력 협력업체 10개 사를 대상으로 10~20분간 각종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했고, 꾸준히 이어 나갈 계획입니다.
옛말에 ‘첫술에 배부르랴’라고 하잖아요. 지금 공들인 노력이 곧 빛나는 성과를 안겨주리라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