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소규모공연장 안전훈련 지원사업 참여 현장
지난 8월 29일, 서울 아루또 소극장에서 열렬한 호응과 함께 자체 안전훈련이 이뤄졌다. 2023년 소규모공연장 안전훈련 지원사업의 일환인 이 과정은 응급조치, 심폐소생술 등 각종 위급 상황에 따른 맞춤형 대응 프로세스를 상세히 안내하며 주목받았다. 아울러 화재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직접 실습해 보면서 안전의식을 한층 강화했다.
만약 무대 혹은 객석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충분한 대응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면 분명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결과를 마주할 테다. 공연장안전지원센터는 바로 이처럼 예기치 못한 순간에 현명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해마다 소규모공연장 안전훈련 지원사업을 시행해 왔다.
물론 명칭으로 알 수 있듯이, 지원 대상은 객석 수 300석 미만의 민간 소공연장이며 매년 10개 곳이 참여해 자체안전훈련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우수한 성과를 보인 공연장 두 군데는 관객대피훈련까지 진행한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올해 역시 사업에 동참한 극단 아루또는 과연 상당한 열의를 내비쳤다. 안전 전문가이자 전반적인 과정을 진행할 김한이 ㈜하트세이버 팀장이 등장하자 환호성으로 맞이한 단원 총 12명이 모인 가운데 이뤄진 훈련 첫 단계는 응급조치 실습이었다.
우선 관객이 공연장 계단에서 낙상해 한쪽 팔이 다친 사례를 가정해서 2인 1조로 탄력 붕대 감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한이 팀장은 환부 확인 후 거즈가 없으면 겉옷보다는 더 깨끗하기 마련인 속옷으로 지혈한다는 상식을 전하면서 붕대를 몸 바깥에서 안으로 말도록 안내했다. 또, 부상 당한 쪽 손가락 끝에 피가 잘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붕대를 단단히 감으려다가 오히려 혈액 순환이 어려워져 괴사할 우려가 있는 까닭이다.
골절은 조치하는 방법이 지혈과 약간 다르다. 자칫 부러진 뼈가 근처 혈관을 건드릴 우려가 있기에 부목을 대며, 고정 목적의 붕대는 단단히 감는다. 참고로, 지지대가 없을 땐 반 접은 공책을 대신 활용한다. 덧붙여 골절 출혈 부위를 심장 위치보다 높게 올릴 때 지혈이 한층 용이하다. 특히 양팔은 스카프나 와이셔츠로 고정대 걸이를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전 세계 공용으로 사용하는 사각 매듭을 활용한다면 손쉽게 묶고 풀 수 있다.
최근 심폐소생술, 일명 CPR로 생명을 구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김한이 팀장은 심정지 환자 발견 시 응급처치 골든 타임이 4분이란 사실을 강조하며 119 신고를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2시간 안에 처치하면 정상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심장과 달리 뇌는 혈액과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손상 시 되돌릴 수 없어서다.
신고와 동시에, 자동심장충격기(이하 ‘AED’)를 찾아 이용해야 하는데 공연장 내 구비가 가장 최적이겠으나 여의치 않을 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응급의료정보제공’을 미리 설치해 두면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원래대로 돌아오게끔 전류 충격 주는 AED를 구하는 동안, 두 명 정도는 교대로 CPR하며 가슴 압박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야 한다. 심장은 전체 가슴뼈를 반으로 나누고, 다시 왼쪽 하단에서 ½가량 올라간 지점에 있으며 크기는 주먹만 하다. 두 손을 포개 깍지 낀 뒤, 팔을 펴고 손 뒤꿈치만 닿게 어깨 힘으로 누르며 간간이 호흡과 의식을 확인한다.
이 같은 실습은 CPR 훈련용 마네킹인 애니를 중심으로 최초 목격자 1명, 119 신고자 1명, AED 구해 오는 역할 1명, 가슴 압박하는 2명 등 총 5명이 나와 훈련했다. 또한, AED 패드 접착 시 환자의 오른쪽 쇄골 아래와 왼쪽 옆구리 방향에 붙이며, 기계에 ‘접촉금지’라는 문구가 뜨면 전기 충격이 이뤄지는 만큼 다들 곁에서 떨어져야 한다는 주의 사항을 익혔다.
마지막으로 무관중 상태에서 재난(화재) 상황에 대한 대피 훈련을 실행했다. 훈련 용도로 연기를 발생시키자 금세 몰입한 모든 단원은 각자 위치에 섰다. 먼저 소리쳐서 화재 발생을 알리고 119에 신고한 다음, 화재경보기 벨을 눌러 공연장에 대피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또한, 공연자와 관객이 외부로 대피하는 동안, 소화기로 초기 진압하는 행위까지 차근히 수행할 수 있었다. 아울러 무대와 객석, 분장실 등에 남아 있는 인원은 없는지 살피며 잘 마무리했다.
훈련하는 내내 진지하게 몰입한 단원 12명은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시뮬레이션을 직접 해보니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늘 접한 내용을 토대로 안전한 공연문화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우리 아루또 소극장은 100석 규모로, 지난 2016년부터 7년간 운영해 왔고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2022년 4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연극 <슬기로운 신혼생활>을 선보이기 시작해서 1년 넘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소규모공연장 안전훈련 지원사업은 2021년 이래 우리 공연장이 해마다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과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웃음) 올해는 배우, 스태프 등 공연 관계자 총 12명이 자체안전훈련에 함께해 응급조치 ‧ 심폐소생술 실습, 재난(화재) 상황에 대한 대피 훈련 등을 수행했는데요. 모든 구성원이 언제든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배우고 익히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답니다. 아울러 작품에 몰입하다 보면 모르는 사이 무뎌지기 마련인 안전의식에 대해 새삼 떠올릴 수 있죠.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공연장이 안전을 중시해야겠죠. 다만 거듭 강조하다시피, 소규모 공연장은 환기, 대피, 무대 세트나 객석의 난연 처리 등 각종 안전 기준을 적극적으로 따르기엔 경제적 부담이 있습니다. 따라서 공연장 설립이나 운영 단계에 안전시설 개선 지원과 관련한 사업 혹은 정책이 뒤따른다면 엄청난 원동력으로 작용할 터입니다.
아울러 국내 공연예술 분야 종사자 또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소품 등을 쌓아두거나 오래 방치하면 화재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자체적으로 주위 환경을 점검하고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을 관심 있게 확인하고 신청하며, 안전한 공연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처럼 안심할 수 있는 무대에서 관객과 유쾌하게 어우러지는 작품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학교, 기업, 국가기관, 공연장 등에서 응급의료 실습과 재난대피 훈련을 진행하는 김한이 ㈜하트세이버 팀장입니다. 응급구조사 ‧ 소방시설관리사 ‧ 미국심장협회(AHA) 기본소생술 과정 강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요. 전체 경력은 7년이며, 공연장안전지원센터의 소규모공연장 안전훈련 지원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한 지는 어느새 4년입니다.(웃음)
그간 다양한 곳을 거쳐왔지만, 특히 공연장은 재난 시 무대 위 공연자뿐 아니라 객석 내 관객 또한 보호해야 한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안전훈련이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덧붙이자면, 다양한 분야에서 훈련을 진행한 결과, 공연장의 반응이 가장 열렬하더군요.(웃음) 훈련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뿌듯하고 보람 있습니다. 또한, 배우와 공연 관계자가 참으로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힐 때 자긍심이 절로 생기곤 합니다. 올해 소공연장 총 9개 곳에서 뜨거운 사랑과 성원을 받아 매우 행복했습니다.
한 공연장에서 임신 5개월에 들어선 공연 관계자가 안전훈련 참여 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요. 혹시 위험할지 모르니 훈련에서 제외해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응급조치와 심폐소생술 실습, 재난(화재) 상황에 대한 대피 훈련 등 모든 과정을 잘 수행하며 박수받았답니다.
또한, 2년 전에 들렀던 공연장에 다시 찾아갔더니 당시 안전훈련 받은 배우가 실제로 길 가다가 심정지 환자를 발견해 심폐소생술을 활용했다며 자랑스레 밝히더군요. 다행히 119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환자 호흡이 돌아왔다고요. 이러한 경험을 거쳐 본 분은 확실히 교육 시 눈빛이 다릅니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 지역에 있는 공연장 1,324개 곳 가운데 약 55%인 727개 곳이 객석 수 300석 미만의 소규모 공연장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소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연간 총 공연 횟수는 9만 1,627건에 이르죠. 대규모 공연장(6만 1,291건)보다 1.5배가량 많은 횟수인데 시설 노후화나 안전 인력 부족 등을 고려하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더 큰 셈입니다.
따라서 안전시설 재정비 지원은 물론, 안전 전담 인력을 주축으로 한 정기적 점검과 교육이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공연 안전 문화 확립을 위해 정기적인 교육과 훈련에 힘쓸 생각입니다. 앞으로 ‘찾아가는 안전교육과 재난대피훈련’활성화에 앞장설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