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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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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만드는 사람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에서 빛나는 공연 안전의 완성으로

임종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무대기술총괄 사무관

아시아 각 국가의 다채로운 공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무대가 있다. 바로 광주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이다. 이곳 무대기술총괄로 활약 중인 임종민 사무관은 우리나라, 나아가 전 세계를 대표하는 공연 안전 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구슬땀 흘려 노력하고 있다.

Q1

대한민국, 더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교류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예술극장 무대기술총괄을 맡아 펼치고 있는 활약상이 궁금합니다.

지난 2015년 11월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예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해 폭넓은 성과를 창출하는 국제 예술기관으로 주목 받아왔습니다. 2022년 1월엔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의 통합이 이뤄지면서 더욱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죠.
서울에서 뮤지컬 기술감독으로 활동했던 저는 2017년 이곳 예술극장의 무대기계감독을 담당하기 시작했고요. 전당 통합 이래 3년간 무대기술총괄을 맡고 있으며, 현재 주 업무는 공연장 안전관리입니다. 물론 공연 진행 상황에 따라 무대 기술 역시 지원합니다.
문화전당 예술극장 내에는 규모에 따라 세 종류의 극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최대 블랙박스 형태의 공연장인 극장1은 객석 수가 무려 944석입니다. 바닥을 지지하는 리프트 36개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듈형이기에 무대와 객석, 그리고 실내외 공간의 경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으며, 로드 무대에서 원형 아레나까지 다채로운 활용이 가능합니다.
극장2는 우리에게 익숙한 프로시니엄(Proscenium) 공연장으로, 수용 인원은 512석에 이릅니다. 매달 콘서트, 연극, 무용, 클래식, 토크쇼 등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48석 규모의 극장 3은 강연형 소공연장입니다.
우리 극장은 앞서 소개한 세 군데의 안전관리와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해마다 상하반기에 무대시설 안전진단 전문기관과 자체 안전검사, 시설 장비 유지보수 등을 추진합니다. 또, 주간·월간 점검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Q2

현재 맡고 계신 주요 업무가 우리나라 공연안전제도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요.

문화전당의 공연장 안전관리는 우리나라 공연법에서 명시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저는 공연법 제11조의3(안전관리조직)에서 규정하는 안전총괄책임자를 포함한 무대기술총괄을 맡고 있죠.
나아가, 건축법에 따라 시설 안전관리를 시행하는 시설팀과 논의해 적절한 법 적용 방안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4조 4의6에 따르면 피난구의 조명설비 즉, 비상 유도등이 항상 켜져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공연장 구조상 비상 유도등으로 인해 눈이 부시고 공연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문의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술극장에선 팀 간 협의를 거쳐 공연 시 비상유도등을 껐다가 피난 안내나 비상벨이 울리는 시점에 곧바로 켜지도록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절충안은 법 제도에 근거한 조치입니다.

Q3

이곳에서 특별히 시행하는 공연장 안전관리를 소개해 주세요.

예술극장 내 극장1은 단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블랙박스형 공연장으로 손꼽힙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이러한 형태는 무대와 객석을 가변화할 수 있는 만큼, 공연 장르에 따라 전문업체와 상의하며 수시로 점검·보수하고 있죠. 또한, 안전관리 강화 차원에서 방화막 설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다른 공연장과 달리 언제든 변동 가능한 무대 위치 특성상 설치가 쉽지 않기에 공연장안전지원센터와 원활히 소통해 해결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신속한 화재 대응을 위해 극장 곳곳에 소화기를 비치했으며, 문화전당 시설팀과 연계해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비상시 관객이 무사히 공연장 밖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출입구에 화재 대피용 구조 손수건 역시 충분히 배치하고 있답니다.
참고로, 문화전당엔 다양한 국가의 공연팀이 방문하기에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안전의식 등의 차이를 줄이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사이버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공연자 안전교육 동영상이 영어 자막을 지원하고 있어 교육 수료가 한층 수월해졌습니다. 공연기획사에 사이버아카데미 접속 방법에 관한 설명서를 전달하고, 모든 팀원이 모여 시청하는 모습을 사진 촬영해 같이 제출하고 있죠.(웃음) 다만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아시아권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언어 자막 지원이 절실합니다.

Q4

공연 안전 강화 차원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안이 있는지요?

올해 문화전당이 개관 9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9년마다 돌아오는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는 의미입니다.(웃음) 따라서 상대적으로 가동률이 낮은 연초부터 자체 안전관리와 전체 시설 확인을 시행해 왔습니다. 또, 장비 노후화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업체와 같이 점검하며 부품 교체 시기를 파악 중입니다.
덧붙이자면 문화전당에서는 2022년 이전엔 무대관리 예산을 별도로 분류하지 않아 안전관리에 관한 집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통합을 계기로 2023년부터 관련 신규 예산을 편성해 공연장 안전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이러한 성장과 변화가 공연 안전의 혁신, 그리고 박수받는 무대를 완성하리라 기대합니다.

Q5

한 번 예술극장 무대를 경험한 공연팀이라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2023년 6월에 전국 규모의 스트리트 댄스 경연대회인 배틀라인업8이 예술극장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극장1을 아레나 구조로 꾸며서 다채로운 댄스 배틀이 이뤄지도록 지원했는데요. 주최 측에서 다음 해에는 더 큰 행사로 추진할 계획이라기에 우리 극장의 수용 가능 인원을 넘어서는 규모라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올해 배틀라인업9 또한 극장1에서 개최했습니다. 내부에서 공연팀과 관객 호응, 무대 시설 등을 고려한 결과, 이곳만큼 우수한 곳이 없었다더라고요. 전 참가자와 진행 팀까지 하나 같이 칭찬하며 강력히 추천했다고 해서 내심 뿌듯했습니다.(웃음)
예술극장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안전관리 예산 편성과 집행입니다. 또, 문화전당은 공연장 안전에 관해서는 비록 작은 사안일지언정 간과하지 않고 세심하게 다루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무대기술팀 구성원 전체 19명 중에 ⅔이상이 무대예술전문인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실무자가 지침을 철저히 따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님은 공연장 위험성 평가를 시행할 때 해결해야 할 이슈를 직접 확인할 정도로 안전에 관심이 많으세요. 이러한 분위기가 오늘날 우수한 공연 환경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6

우리나라 공연 산업 종사자와 업계에 안전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공연장은 대개 공연안전 관련 체계가 명확한 반면, 지역은 상대적으로 덜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면서 균형을 맞춰나가야 관객이 안심하고 찾는 공연 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겠죠.
또, 공연장 못지않게 기획사와 공연자, 무대 제작 업체 등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방안이 있어야겠습니다. 물론 영세하거나 규모가 작을수록 현장 안전관리에 신경 쓰기란 쉽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화재 위험에 대비해 무대장치 방염성적서를 요구하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지 되묻는 상황이 가끔 발생하는데 일정 규모 이상의 공연장은 의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업체 여건이 여의찮을 때 기본적인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밝히자면 우리 문화전당 예술극장을 비롯한 국내 공연장의 고충과 문제 해결에 앞장서 온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있어 참으로 든든합니다. 법 제도와 공연 현장 사이에 존재하는 각종 문의를 해결하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은 만큼, 다방면으로 연구하며 답을 찾아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노고가 우리나라 공연 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Q7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화전당 예술극장에 몸담은 지는 7년이지만, 무대기술총괄로서는 3년 차입니다. 우리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 여러분이 더 좋은 환경에서 기억에 오래 남는 무대를 접할 수 있도록 공연 안전 관련 개선과 보완에 앞장서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에서 빛나는 공연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날까지 문화전당과 예술극장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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