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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요 공연안전 Safety Together
2021 Vol.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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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공연 속으로

안전과 함께한 30년 역사의 공연장,
더욱 쾌적한 환경으로 거듭나다

전주 창작소극장

이산화탄소 ‧ 연기 발생기를 각각 가동하자 사방이 자욱하다. 그런데 웬걸, 새로 장착한 환기 시설을 돌리니 금세 안개가 낀 듯 가로막혀 있던 시야가 트이고 공기 질이 달라졌다. 이제 공연장을 찾는 공연자와 관객은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이나 전염병 비말 등으로부터 안심일 테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 창작소극장이 공연장안전지원센터의 2021년 소공연장 환기시설 개선 지원사업에 참여한 배경이다. 원활히 돌아가는 배기 디퓨저가 새삼 신기한지 올려다보는 박규현 대표의 입가에 어느새 환한 미소가 어린다.

Q1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주 창작소극장은 전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연극단체인 창작극회가 정기공연을 올리는 곳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전주 창작소극장은 지난 1990년 12월 동문사거리에 처음 개관해서 올해로 만 31년에 이르렀고요. 앞서 소개했다시피, 관객과 함께 울고 웃으며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창작극회가 여기서 약 70회의 정기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바 있습니다. 또한, 지역 연극단체나 관내 대학교 연극 동아리 등이 대관을 요청하곤 해요. 해마다 150일 이상 무대에 작품이 오르는 배경입니다. 자연히 인근에선 상당히 인지도가 있으며,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 사이에선 이 장소가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통하고 있어요.
객석은 원래 1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규모였는데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소규모 공연장 안전시설 지원사업에 참여해 더 넓고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개선하면서 현재 80석으로 정착했습니다. 다행히, 더욱 쾌적해진 공연장에서 진행한 극 작업이 좋은 평가로 이어지면서 극단이 배출한 많은 연극인의 명예와 자부심을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답니다.

Q2

평소 공연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로써 보람 있었던 점은요?

사실 창작소극장이 개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즈음, 지하에서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한 차례 일어났어요. 당시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느낀 터라 자체적으로 전기를 비롯한 각종 시설 관리를 철저히 해왔죠. 그래서인지 이후엔 무탈하고 순조롭게 활동해왔는데요.
2014년 10월, 판교테크노밸리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련 안전 규정이 한층 더 강화하더군요. 같은 시기에 구청, 소방서 등에서 갑작스레 연락하더니 예방 차원으로 방문해서 극장 안을 세세히 점검했던 기억이 선해요.
이 같은 일련의 경험 덕분에 공연장을 운영하는 입장으로서 더욱 경각심을 갖고 철저하게 대비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게다가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자체(매년) ‧ 정기(3년) 안전검사, 정밀 안전진단(9년) 등을 꾸준히 받으면서 공연자는 물론, 관객까지 안심하고 연극을 즐기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Q3

2021년 소공연장 환기시설 개선 지원사업을 신청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배기 디퓨저 성능을 점검(좌)하는 한편, 이산화탄소와 연기를 발생시켜 환기 시설을 가동하고 내부 공기 질을 측정해 설치 후 문제가 없는지 확인(우)하는 강민석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연구원

정기적으로 청소와 시설 정리를 거듭하지만, 공연장 내 공기 질을 항상 맑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조명기에서 발생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가 있거든요. 당연히 호흡기 건강, 코로나19 감염 차단 등에 그다지 좋진 않으리란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소공연장 환기시설 개선 지원사업 추진 공고를 접하곤 바로 추진했죠.
이로써 설치한 환기 시설은 총 두 가지입니다. 우선 배기관은 내부 공기를 빨아들여 바깥으로 내보냅니다. 동시에 급기관은 신선한 공기를 안으로 유입해줘요. 각각 해내는 역할이 맞물리면서 환기가 이뤄져 무대와 객석 모두 한결 상쾌하게 공연에 집중할 수 있는 셈이에요.
사업에 참여해 본 소감이요? 하길 정말 잘했어요. 시설을 바꾼 다음, 저와 담당 직원이 들어가서 확인했는데 확실히 기존과 달리 공연장에 오래 머물러 있기 좋더라고요. 긍정적인 변화는 앞으로 창작소극장을 찾는 공연자와 관객이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테지요.(웃음)

Q4

이번 지원사업을 실행하면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공연장 내 탁한 공기를 빨아들이는 배기 디퓨저. 원래 흰색(좌)이지만, 노출 형태로 설치할 땐 눈에 띄지 않게 내부와 동일한 색상으로 도색(우)한다.

아무래도 소극장이라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환기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고충이 많았어요. 지하에서 밖으로 공기를 내보낼 만한 공간이 한정적인 데다 미관상 거슬리지 않게 연결관을 배치해야 했거든요. 다행히 기술진과 의견을 잘 조율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해결해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 8개 장치를 다 달면 복잡해질 듯해서 수를 줄이는 대신 미리 혹은 오래 가동해서 공기 순환이 원활하도록 더 신경 쓰기로 했어요.

Q5

국내 소공연장에 안전문화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까요?

저를 비롯해 소공연장 운영자라면 누구나 안전이 최고의 가치라는 점에 동의할 거예요. 다만, 경제적인 여건이 따르지 않기에 기준에 걸맞은 시설설치나 안전교육 등에 쉽사리 나서지 못할 테지요. 사정은 다들 비슷해요.
그러나 창작소극장은 오히려 일찍이 안전사고를 한 차례 겪은 뒤 제대로 깨닫고 대비에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껏 선배 연극인이 세워놓은 명성을 잘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니 조금만 관심 가지면 큰 비용 걱정 없이 잘 해결해낼 수 있어요. 저는 이곳이 시행하는 활동 가운데 특히 법정 안전진단이 가장 좋았는데요. 비록 진단을 마치고 나면 고치거나 바꿔야 할 사항이 생기지만, 관련 사업 신청 등 부담을 줄일 방법을 조언해주니 힘이 나거든요. 무엇보다, 사고 잠재 유발 요소를 보고도 미루거나 참고 버틸 까닭이 없어요.

Q6

그렇다면 우리나라 공연산업 종사자가 명심해야 할 점은?

공연장 안전사고에서 가장 큰 손해는 바로 인명(人命)이에요. 유사시 장비나 시설은 다시 고치거나 새로 들일 수 있지만, 사람에겐 지우기 어려운 후유증이 남거든요. 따라서 공연산업 종사자라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개선하려는 마음을 갖고 응당 예방에 앞장서야 한다고 봐요.
계속해서 강조하다시피,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사업 참여가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솔직히 어디 알려주지 않고 우리만 신청하고 싶을 만큼, 구성과 성과 측면에서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주위 공연장에서 창작소극장이 개선해놓은 객석을 보고 비결 좀 알려달라기에 설명했더니 곧장 따라 하더군요. 이 좋은 사업을 그간 혼자 알고 있었다며 한동안 장난 섞인 원성이 자자했지요.(웃음)

Q7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 특별히 바라는 점이 있나요?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 한정적인 예산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 지역의 공연장에 고루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관련 기준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 사업을 진행하느라 고생이 참 많을 거예요. 다만, 선정 대상에 속하지 못한 공연장은 그 나름대로 아쉽고 안타까운 사정이 있을 거예요. 모쪼록 앞으로 재원 확대가 이뤄져서 전수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만약 센터에서 우리의 조력이 필요할 땐 다소 미약하지만, 온 힘을 다해 돕고자 합니다.

Q8

앞으로 공연장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이전보다는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때를 틈타, 올해로 창립한 지 60년에 이른 창작극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고심하고 있답니다. 실력과 잠재력을 키우는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전략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작품을 기획하고자 해요.
한편, 창작소극장은 이번 기회에 공연장안전지원센터와 협력해 추가로 보완하거나 개선해야 할 요소에 집중하면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언제든 좋은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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